[한국어 SAT 채택 13년] 초중고 한국어반 현황, 타인종 학생 40% 육박
한국어가 SAT II에 채택된 1995년 이후 한국어를 배우는 초.중.고교생들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한인 학생들의 비율도 2배 이상 증가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한국어진흥재단(이사장 김경수)이 지난 22일 공개한 '한국어 교육 현황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6~97학년도에 23개 학교 51개 학급 학생수 1405명 수준이었던 미국 초.중.고교 내 한국어반은 2008~09학년도에 59개 학교 247개 학급 5743명으로 크게 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지난 13년 동안 학교수 2.5배 학급수 4.8배 학생수 4.1배씩 각각 늘어난 수치다. 〈표1 참조> 특히 이같은 한국어 보급 확대는 한국 정부와 한인 커뮤니티의 재정적 지원이 미비한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한국어반 증가 수치만 놓고 미국 내 한국어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어진흥재단 관계자는 "아직 AP과목 채택까지는 갈 길이 먼 데다가 중국어가 급부상하고 일본어의 인기가 지속되는 등 다른 외국어의 영향으로 한국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한인 사회 비영리 교육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없이는 한국어 교육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어반 폐지하는 중학교 많아= 한국어반을 폐지하는 학교도 많아 이에 대한 대처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년간 총 97개 학교에서 한국어반이 개설됐지만 같은 기간 38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으로 조사됐다.〈표2 참조> 그 중에서도 중학교 한국어반의 폐지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어반을 도입한 24개 중학교 중 70%가 넘는 17개 학교에서 클래스가 폐지됐다. 이는 한국어가 외국어 필수과목 중 하나인 고등학교나 이중언어교육을 실시중인 초등학교에 반해 중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채택되고 있어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학교측에서 쉽게 폐지를 하기 때문이다. 재단측은 "기존 한국어반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학교와 연락하며 교재 지원 교사연수 한국문화 행사 후원 등 폭넓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타인종 학생 관심 고조= 1990년대에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 개설된 한국어반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 타인종 학생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 점차 많은 학교들에서 한국어가 정식 외국어 과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한인 학생 비율은 90년대에는 20% 내외 수준에 머물렀으나 2000~01학년도 26% 05~06학년도 31% 08~09학년도 37% 등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08~09학년도의 경우 비한인 학생 수는 고교 1220명(32%) 중학교 453명(64%) 초등학교 443명(37%) 등이며 특히 중학교의 경우 한인학생(257명)의 2배에 달하는 비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어반이 있는 59개 학교 중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베이커 중학교나 뉴욕의 MS 142 중학교 등 한인 학생이 1명도 없거나 극소수인 학교도 14개에 달했다. 한편 한국어반 운영 학교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가주와 뉴욕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3 참조> 08~09학년도 기준으로 한국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주는 9개주에 불과한 가운데 가주 72% 뉴욕 17% 등 전체 학생들의 89%가 2개주에 몰려 있었다. 서우석 기자